독립영화관 3월 22일 〈다섯 번째 흉추〉 박세영 감독 (2023년)

독립영화관 3월 22일 〈다섯 번째 흉추〉 박세영 감독 (2023년)

□ 방영작품 : 〈다섯 번째 흉추〉

□ 방송일시 : 3월 22일 토요일 밤 23:25~ (KBS-1TV)

□ 방영작품 정보

- 감독/각본/제작/촬영/편집 : 박세영

- 출연 : 고우, 제이, 문혜인, 함석영, 전고운, 우문기, 임대형, 온정연, 정수민, 양병현, 허윤

- 조명 : 박세영, 김창구, 허윤, 장영해

- 미술/의상/특수분장 : 전인, 김태리

- 음악 : 한민희, 함석영

- 동시녹음 : 윤관희, 황규빈

- 제작 : 문스톤 픽쳐스

- 개봉 : 2023년 8월

- 장르키워드 : 드라마/판타지

 

〈다섯 번째 흉추〉 줄거리

버려진 매트리스 위에 곰팡이가, 그리고 그 곰팡이에서 한 생명체가 탄생한다. 생명체는 인간의 척추뼈를 빼앗으며 거주지를 옮겨 다닌다. 침대로부터, 곰팡이로부터,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섯 번째 흉추〉 박세영 감독 연출의도

잘 정리되지 않은 연인 관계 사이에 남겨진 찌꺼기, 한(恨), 약속과 저주들은 어디로 갈까? 그 추상적인 덩어리들이 연인이 서식했던 침대와 뒤섞여 함께하는 여정을 그리며 찌꺼기들의 최후를 그리는 동시에 침대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연인과 시간들을 추적한다. 거기서 이별하는 방법을, 잊힌 사물과 곰팡이들은 어디로 흘러가서 모이는지를 알게 되지 않을까?

 

〈다섯 번째 흉추〉 영화제 상영 및 수상내역

제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Critics Week (2023)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본선_장편 – 최우수작품상 (2022)

제26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 판타지아 전위 - 새살 경쟁 특별언급상 (2022)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 장편 (2022)

제19회 판타스포아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장편초청 (2023)

제40회 토리노영화제 뉴월드 (2022)

제33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Foreground (2022)

제17회 런던한국영화제 해가 진 뒤에: K-공포 (2022)

제36회 리즈국제영화제 Fanomenon (2022)

제49회 겐트영화제 한국 영화 포커스 (2022)

제55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새로운 시선 (2022)

제28회 사라예보영화제 키노스코프 (2022)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영화 창 (2023)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경기인디시네마 (2024)

 

〈다섯 번째 흉추〉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연인의 달콤한 언어와 달뜬 사랑의 온기로 데워지던 매트리스는 이별하는 연인이 토해 내는 분노와 저주를 숙주 삼아 탄생하는 곰팡이의 모체가 된다. 이별한 연인의 자취방에 버려진 매트리스는 폐기물이 되어 누군가의 등에 얹혀서, 때론 트럭에 실려 러브모텔로, 임종을 기다리는 환자의 병실로, 서울 도심 이곳저곳을 떠돌게 되고, 매트리스의 여정을 따라 그 안에 똬리를 튼 곰팡이는 인간의 흉추를 자양분 삼아 성장하고 진화하며 점점 인간의 형상으로 틀을 갖춰 나간다. 독특한 감각과 기괴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다섯 번째 흉추>는 곰팡이의 탄생 전후에서 시작해 죽음에서 부활에 이르는 7년의 여정을 기록한다.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의 가장 후미진 곳에서 피어나는 곰팡이는 스스로 양분을 생산할 수 없다. 곰팡이가 자양분으로 삼는 건 헤어지는 연인의 분노와 저주. 폭발하는 감정이 씨를 뿌려 곰팡이라는 생명체를 탄생시켰고, 그 곰팡이는 인간의 흉추를 자양분 삼아 생장하고 질긴 생명력을 이어 간다. 곰팡이의 탄생을 묘사하는 타임 랩스, 감각적 리듬감이 느껴지는 편집, 높은 채도와 색감, 그리고 SF물 느낌의 사운드가 영화의 긴장감과 장르성을 고조시키고, 그로테스크한 생명체의 움직임이나 동작이 영화에 기괴함을 더한다. (글: 김영우 영화프로그래머/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

 

〈다섯 번째 흉추〉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버려진 매트리스 위에 곰팡이에서부터 한 생명체가 탄생한다. 이 이상한 생명체는 가난한 젊은 여인과 죽어가는 환자, 노동자 등 다양한 인간의 척추뼈를 빼앗으며 서울 곳곳을 옮겨 다닌다. 영화는 미래적이며 몽환적인 느낌의 사운드와 색채를 통해 인간이 되고자 하는 곰팡이에게 기이하고 공포스러운 생명력을 더해준다.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3개 부문 수상을 비롯하여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국내외 10여 개 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었다.

 

박세영 감독의 장편데뷔작 <다섯 번째 흉추>는 제목만큼이나 기괴한 영화다. 곰팡이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곰팡이가 사람들의 흉추를 빼먹으며 인간을 닮은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박세영 감독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곰팡이의 기괴하고 이상한 여정이 눈을 사로잡는 감각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와 탁월한 상상력으로 채워간다. 흐르는 시간은 감각적인 타임랩스 이미지를 통해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시점숏은 곰팡이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여지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익스트림 클로우즈업과 환상적인 미장센, 정교하게 다자인된 사운드는 곰팡이 괴물의 변화를 기괴하면서도 아름답고, 징그러우면서도 환상적으로 담아낸다. 곰팡이의 생명력이 강해질수록 영화는 리드미컬하게 속도를 더해가고, 이미지와 사운드는 더욱 풍성해진다. 더불어 이 영화만의 독특한 에너지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긴장감과 함께 기묘한 슬픔의 정서도 고조된다. 전통적인 영화적 관습 안에서 특별한 성취를 이루어 낸 김보라의 <벌새>, 윤단비의 <남매의 여름밤>, 김세인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처럼 호평을 받았던 독립영화들과는 달리 박세영 감독의 <다섯 번째 흉추>는 영화를 정치적, 사회적 문제와 연결시키려고 하는 한국독립영화 특유의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냈다. 완전히 새로운 재능의 등장을 알리는 징후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 흉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매트리스 함부로 버리지 마라, 거기에서 무엇이 태어날지 모르니.' 박세영 감독이 꺼내 놓은 도시 괴담은 기괴하고 흉측하고 아름답고 아찔하다. 버려진 매트리스 위에 피어나기 시작한 곰팡이, 그리고 그 곰팡이에서 태어난 괴생명체. 누구도 짐작하기 어려운 이 생명체는 인간의 척추뼈를 빼앗아가면서 서울의 이곳저곳을 떠돈다. 〈캐쉬백〉(2019), 〈호캉스〉(2021) 등의 단편을 통해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과 비주얼리스트로서의 감각을 드러낸 바 있는 박세영 감독은 〈다섯 번째 흉추〉를 통해 자신의 인장을 더욱 강화하며 관객들을 이 기이한 아름다움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곰팡이가 왕성한 생명력을 더해갈수록 영화 또한 기이한 에너지를 점차 획득하게 되는데, 이 공포는 눈 돌리기 어려운 매혹을 선사한다. (글: 진명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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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S